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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JTBC 마라톤 후기(feat. 첫풀코스)운동 : 유일한 마약/Running 2022. 11. 8. 18:22
정말 힘들었고 많은것을 느끼고 배웠던 JTBC마라톤 대회가 잊혀지기 전에 ,
왜곡되기전에 내 인생 속 기록을 남기고자 한다.
극한의 한계를 경험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되었고,
누군가와의 경쟁보다 스스로에게 도전하는 그 과정의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되었다.
타임라인
전날(토) 오후 5시경 서울에 도착하여 바로 저녁을 먹었다.
18:50 저녁을 마무리 하였다.
저녁은 소갈비&공기밥2공기
그리고 자기전
- 테이핑준비
- 다음날 아침준비(바나나)
- 옷준비
등 진행하였다.
22:00 전에 자려고 누웠으나, 긴장이 되었는지 영 잠이 오질않음
5시 기상
기상 후 바로 테이핑 및 바나나 2개 먹음 (다른 아침 안먹음)
상암근처 호텔이라
6시 경 따릉이타고 상암운동장 으로
6:10 쯤 도착하였는데 사람이 이미 정말 많았음 (대회 출발은 7:30)
짐을 맡기니 거의 7:00
몸을 따로 풀지는 않고 드릴 몇개랑 제자리에서 간단한 스트레칭 정도 실시
7:20 라인업
7:44 분경 출발 (마지막 D그룹)
환경
아침 집합 온도 : 3도
주행 중 온도 : 9~14도
구간 별
~ 5km
한주간 훈련 테이퍼링을 해서 그런지 너무 뛰고싶었었는데 한번에 그 에너지가 뿜어나오려는것을
꾹꾹 눌러 담았다. 목표했던 전략은 520으로 초반 5k였으나 많은 인파를 뚫고 이리저리 피하며 뛰는게 싫어서 적당한 속도로 계속 밀었다.
~10 km
슬슬 몸이 풀리려고 한다.
우의를 벗어버리고 빨라지려는 페이스를 계속 붙잡는다.
힘이 남는다
속도 510 유지 하려 했으나 505 왔다갔다 했다.
*9k에서 에너지젤 하나 섭취
~15km
업힐이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전혀 업힐이라고 빡세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속도는 510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업힐 코스로 인해
의도적으로 더 늦추려했으나 자연스레 올라갔다.
업힐 부분인 13km 지점에서는 520 까지 속도가 느려졌다.
*15km 에서 포도당 사탕 1개 섭취
~20 km
다운힐이 많았는데 마찬가지로 쏘지 않고 자연스레 내려오려했다
속도는 510 유지하려 했으나 경사로 인해 조금더 빨라졌다.
대략 500 정도로 내려온듯.
* 19km에서 에너지 젤 흡수
~25km
하프를 딱 지나니깐 귀신같이 몸이 슬슬 무거운 것을 느낀다.
피로감이 시작됨을 느꼈고 페이스를 낮추려고 했으나
페이스를 낮추는게 잘 안되었다.
대략 500으로 계속 밀어보자는 생각에 그냥 밀어버렸다.
*21km(하프)에서 포도당 사탕 1개 섭취
~30km
첫번째 사점(난이도 하) 을 만났다.
오르막이기도 하였고 피로감이 갑자기 엄청나게 밀려왔다.
처음 사점이라 음..이정도는 예상했다 느낌으로 의연하게 대처하려 했다.
뭐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고 페이스를 20-30 정도 낮추면서 몸을 살살 달랬다.
회복이 되어갔다.
다행이다.
*27km지점에서 에너지젤을 먹었다(카페인함류)
평속 510
~35km
귀신같이 30k(평소 LSD훈련거리) 를 지나고나서
피로감이 3배정도는 증가했다.
피로감 때문인지
나도 모르게 물을 너무 급 많이 마셔서
옆구리 통증이 찾아왔다
아..젠장
다시 33k에서 사점을 맞이한다.
이번엔 옆구리 통증이다.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
당황하지 않으려고 페이스도 낮추고 (520으로)
계속 밀었다.
*35k 포도당 사탕 섭취
사점을 지나니 34k 가 보였다. 몸이 다시 회복되는 느낌이 들면서도
이대로만 가면 (당시 속도 520 )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략을 바꿨다
520으로 38k까지만 더 가보고 그때 힘이 남으면 500으로 가자.
그러나 통곡의 벽 35k 를 맞이하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40k
35k 부터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짐을 느꼈다.
풍선에 바람 빠지 듯
근육이 점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 래. 도 !
530 정도로는 충분히 완주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남지 않았고, 욕심내지말고 530 540으로 완주를 하자 !
라고 그럴듯한 계획을 세웠다.
그. 러. 나 !
37k 를 지나는데 ....
누가 뒤에서 내 종아리에 비비탄 총을 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는 종아리에 근육이 혼자서 춤을 추는 느낌...
쥐가 살짝 나기시작했다....
페이스는 6분 대로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했다.
너무 당황스러웠지만 또 의연하게 대처하려고
6분 30 초로 페이스를 낮쳐본다.
38k 도착...
후..... 630으로 가면 쥐가 나지 않는다.
내 목표 기록은 못이루겠지만 630으로 계속 밀어서 완주를 꼭하자.
38.5k ....
다시 쥐가 난다.
옆 펜스를 붙잡고 쥐를 풀어본다.
처음으로 멈추었다.
걷다 뛰다를 반복한다.
쥐가 나려한다.
걷는다
슬슬 뛴다 .
쥐가난다.
39k 도착
파스를 뿌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정말 살살 뛰려고 한다.
700 페이스를 찾는다.
조금만더 밀자.ㅠ....
41k 도착
순간 서서 가만히 있었다.....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종아리에 쥐가 올라오려했다.
서서 가만히 있는다...
주로에서 제처가는 선수들을 지켜보기만 한다.
다시 걷는다.
잠실 주경기장 안으로 들어왔고 트랙을 걸어서 간다.
멈춘다. 쥐가나려한다. 멈춘다.
다시 걷는다,.
42.195 k
완주.......
하마터면 완주를 못할뻔했다.
훈련 느낀점
1. 전날 숙소 및 생체리듬 훈련
대회 1달전부터는 9시기상해서 3시에 일어난다거나,
정말 대회때처럼 아침식사를 하고 화장실 간다거나 하는 , 디테일~~ 한 훈련? 이 필요함을 느꼈다.
2. 카보로딩 뿐 아니라 식사를 평소에도 관리를 잘하자.
3. 훈련
-LSD 훈련
생각해보면, LSD훈련을 2번밖에 하지않았다.
30k 두번을 했는데, 둘다 속도는 520 정도로 하였다.
초반 5k를 6:00으로 하고 후반 25k부터는 빌드업 식으로 420까지 올렸다.
그래서 ......
510 정도로 35k 까지는 밀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작은 자신감이 있었다.
큰 오산이었지만.....ㅎㅎㅎ
- 좌깅
조깅은 참 많이 했던 것 같지만, 전략적인? 체계적인? 조깅훈련은 또 하지 못했단 것을
주로에서 느꼈다.
- 스피드훈련
이것은 거의 뭐 대회 2주전 1,2번 해본정도. 앞으로 기대가 된다.
- 트레일러닝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하고 있고 중심으로 두려고 하는 훈련 중 하나이다.
- 거리주, 지속주
트레일러닝과 더불어 장거리 훈련을 못해도 2주에 한번은 꼭 실시할 예정이다
결론은 훈련프로그램을 정말 다각화 하고 부상없이 오래 재미나게 또 실력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갈것이다.
마라톤 대회를 경험하며
인생을 마라톤에,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느낀 것 같다.
시작점과 종착점은 똑같지만 사실상 출발시점은 다르다.
인생도 출생과 죽음 앞에 모든 인간은 동일하지만,
레이스를 어떻게 펼치느냐는 천차만별이다.
누군가의 레이스를 기준삼은 사람,
페이스메이커만 따라가는 사람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페이스를 계속 산출하는 사람
정말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이 엄청난 인파속에
각자 생각하는 페이스로 뛰어가는 모습속에서
마치 인생도 이와 같단 생각을 한다.
마라톤도 좋은데 마라톤 철학이좋다.
정직하다.
정직한 게임이라 더 재미가 있다.
식전에 운동하는 것이 좋다.
점심전 불가능, 저녁전은 야근이나 약속으로 인해 불규칙...
당연히 남은 선택권은 아침..
자연스레 나를 아침형 인간으로 만들어준다.
아침공기를 마시며 하루를 기대하고 기다리는 연습을
매일 하게된다.
머리로 기억하지 못해도
몸으로 기억하는 훈련을 한다.
이제 다음 대회는 언제일까?
무엇보다도 회복도 훈련의 부분이란것을 느낀다.
골인 지점에 통과하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모습만이 훈련의 결과이자 빛이 아니라,
그 빛이 있기까지 수많은 어둠속에서의 땀방울이 있었단 것을.
찬란하고 빛바란 곳만 성공이라 뽐내려 착각말고
차분히 어둠속에서 뿌리를 깊게 내리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인생이 그렇다는 것을 느낀다.
42.195km만 뛰었는데도 느끼는게 이렇게나 많은데
왜 이제야 알게되었을까, 이 매력같은 마력같은 매력을.
무엇보다
이 길고 고통스러운 레이스에 함께하는 페이스 메이커들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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